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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사달 의 "자연이 있는 거리 25 (상상플러스)" , 출처 : 한국저작권위원회 , CC BY , https://creativecommons.org/licenses/by/4.0/deed.ko

 

 

간판 없는 거리

 

 

정거장 플랫폼에

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 

 

다들 손님들뿐

손님 같은 사람들뿐 

 

집집마다 간판이 없어

집 찾을 근심이 없어 

 

빨갛게 

파랗게

불붙는 문자도 없이 

 

모퉁이마다

자애로운 헌 와사등에

불을 켜놓고 

 

손목을 잡으면

다들, 어진 사람들

다들, 어진 사람들

 

봄, 여름, 가을, 겨울,

순서로 돌아들고

 

 

- 윤동주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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셀수스협동조합의 "세네갈에서지겐소가는길14" , 출처 : 한국저작권위원회 , 기증저작물, 자유이용

 

 

십자가 



쫓아오던 햇빛인데

지금 교회당 꼭대기
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.   

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

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.   

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
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    

괴로웠던 사나이

행복한 예수․그리스도에게
처럼
십자가가 허락된다면    

모가지를 드리우고
꽃처럼 피어나는 피를
어두워 가는 하늘밑에
조용히 흘리겠습니다. 

  

- 윤동주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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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서시" , 출처 : 한국저작권위원회 , 이미지의 크기를 수정하였습니다 , https://creativecommons.org/licenses/by/4.0/deed.ko

 

서시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 윤동주

죽는 날까지 하늘을 우러러
한 점 부끄럼이 없기를,
잎새에 이는 바람에도
나는 괴로워했다.
별을 노래하는 마음으로
모든 죽어 가는 것을 사랑해야지
그리고 나한테 주어진 길을
걸어가야겠다.

오늘 밤에도 별이 바람에 스치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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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주영의 "울산바위" , 출처 : 한국저작권위원회 , 이미지의 크기를 수정하였습니다 , CC BY , https://creativecommons.org/licenses/by/4.0/deed.ko

 

별 헤는 밤  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- 윤동주

 

 

 

계절이 지나가는 하늘에는
가을로 가득 차 있습니다.

나는 아무 걱정도 없이
가을 속의 별들을 다 헤일 듯합니다...

가슴 속에 하나 둘 새겨지는 별을
이제 다 못 헤는 것은
쉬이 아침이 오는 까닭이요,
내일 밤이 남은 까닭이요,
아직 나의 청춘이 다하지 않은 까닭입니다.

별 하나에 추억과
별 하나에 사랑과
별 하나에 쓸쓸함과
별 하나에 동경과
별 하나에 시와
별 하나에 어머니, 어머니

어머님, 나는 별 하나에 아름다운 말 한 마디씩 불러 봅니다. 소학교 때 책상을 같이했던 아이들의 이름과, 패, 경, 옥 이런 이국 소녀들의 이름과, 벌써 아기 어머니 된 계집애들의 이름과, 가난한 이웃 사람들의 이름과, 비둘기, 강아지, 토끼, 노새, 노루, '프랑시스 잠', '라이너 마리아 릴케', 이런 시인의 이름을 불러 봅니다.

이네들은 너무나 멀리 있습니다.
별이 아스라이 멀 듯이,

어머님,
그리고 당신은 멀리 북간도에 계십니다

나는 무엇인지 그리워
이 많은 별빛이 내린 언덕 위에
내 이름자를 써 보고,
흙으로 덮어 버리었읍니다.

딴은, 밤을 새워 우는 벌레는
부끄러운 이름을 슬퍼하는 까닭입니다.

그러나 겨울이 지나고 나의 별에도 봄이 오면
무덤 위에 파란 잔디가 피어나듯이
내 이름자 묻힌 언덕 위에도
자랑처럼 풀이 무성할 게외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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